본문 바로가기
중년신체탐구

폐경기 여성의 관자놀이 통증: 턱관절 근육 경직과 호르몬 연계

by hhs1205 2025. 7. 31.

폐경기를 지나면서 여성의 몸과 감정에 다양한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머리의 측면, 관자놀이 부근에서 시작되는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많은 분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눈 옆이 지끈거린다”, “광대와 관자놀이 사이가 묵직하고 당긴다”, “머리가 아닌 얼굴 근육이 욱신거린다”는 표현은 폐경기 여성들에게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이 통증은 편두통이나 스트레스성 두통으로 오인되기 쉬우며, 진통제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반복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적잖은 불편을 줍니다.

이러한 증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실 머리가 아니라, 턱관절을 둘러싼 저작근의 경직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근육 긴장도 조절 기능이 불안정해지고, 작은 자극에도 쉽게 근육이 굳어지거나 수축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턱을 움직일 때 쓰이는 관자근(temporal muscle)과 교근(masseter muscle)은 모두 관자놀이 부근에 걸쳐 있으며, 이 부위의 긴장도가 높아지면 통증이 머리 옆에서 시작되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됩니다. 실제로 이 부위의 만성적인 통증은 단순 두통이 아니라 턱관절 기능장애(TMJ disorder)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폐경기 여성들이 경험하는 관자놀이 통증을, 두통이나 스트레스 탓으로만 넘기지 않고, 근육-호르몬-신경계의 연계 속에서 체계적으로 해석해보려 합니다. 특히 호르몬 감소가 저작근의 이완 능력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두개근막 통증과 자율신경 반응까지 연결 지어 알아보겠습니다.

 

관자놀이 통증의 정체: 저작근 경직과 두개근막 통합 구조

관자놀이 통증은 흔히 ‘두통’으로 오인되지만, 실제로는 측두부 근육의 긴장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턱관절과 연결된 관자근(temporal muscle)은 눈썹 위부터 머리 옆, 귀 위쪽까지 넓게 퍼져 있으며, 음식을 씹을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근육 중 하나입니다. 이 근육은 턱을 들어올리는 기능과 측면 회전력 조절에 관여하며, 강한 교근과 함께 저작을 조절합니다.

폐경기 이후 여성은 근육 회복력과 신경 근 조절 능력이 저하되면서, 이 관자근이 작은 자극에도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이완되지 않은 채 지속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특히 야간 수면 중 무의식적으로 이갈이(bruxism)를 하는 경우, 관자근은 새벽 시간대에 수십 분 이상 과도한 긴장을 유지하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자놀이가 뻐근하다’는 느낌을 유발하게 됩니다.

더불어 관자근과 교근은 머리뼈를 둘러싼 두개근막(aponeurosis of the scalp)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위의 지속적인 경직은 주변 근막을 통해 후두부, 정수리, 심지어 목 부위까지 이어지는 연관통(referred pain)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단순히 관자놀이만 아픈 것이 아니라, 편두통처럼 퍼지는 통증 양상으로 오해될 수 있으며, 진통제를 먹어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와 같은 연관통 현상은 근육 내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 때문이기도 합니다. 폐경기 이후 여성은 근섬유의 재생 능력이 떨어지고, 유산소 순환이 저하되면서 통증 유발점이 자주 생기게 되며, 관자근 내에 발생한 작은 섬유 결절이 뇌와 연결된 신경계를 통해 넓은 범위의 통증을 보내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머리 측면의 통증을 치료하려면 턱 주위 근육부터 점검해야 하는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폐경기 여성의 관자놀이 통증: 턱관절 근육 경직과 호르몬 연계

폐경기와 호르몬 변화가 저작근에 미치는 영향

폐경기 이후 여성의 신체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에스트로겐(estrogen)의 급감입니다. 이 여성호르몬은 단지 생식 기능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이완·수축 조절, 콜라겐 생성, 혈류 유지 등 전신 조직의 항상성에 관여하는 중요한 조절자입니다. 그런데 이 호르몬이 줄어들면, 특히 근육과 인대의 탄성 회복력이 떨어지게 되며, 턱 주변과 얼굴 근육 역시 그 영향을 그대로 받게 됩니다.

관자근이나 교근은 일상적으로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는 근육입니다.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 때마다 수천 번 이상 움직이며, 자극을 받으면 빠르게 회복되어야 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스트로겐이 감소한 상태에서는 혈류 공급이 줄어들고 근육 피로물질의 배출 속도도 느려져, 동일한 활동을 해도 훨씬 쉽게 경직되고, 회복이 더디게 됩니다.

이러한 근육 피로 누적은 결국 만성적인 긴장과 수축 상태를 유발하게 되며, 특정 자극 없이도 관자놀이 부근의 둔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턱을 꽉 무는 습관, 불안 시 턱을 긴장시키는 경향, 스트레스로 인한 이갈이 등이 겹치게 되면, 저작근은 밤낮 없이 과도하게 사용되며 관자근 부위의 통증이 누적됩니다.

또한,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자율신경계의 불균형도 초래합니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뉘며, 이 중 교감신경이 항진되면 근육이 이완되지 않고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폐경기 여성은 밤에도 부교감신경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수면 중에도 턱과 관자근이 계속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며, 이로 인해 수면 후에도 근육통과 압통이 사라지지 않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관자놀이 통증과 턱관절 기능장애의 연결: TMJ 문제로 발전하는 신호

갱년기 여성들이 겪는 관자놀이 통증은 종종 단순한 근육통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그 원인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턱관절 기능장애(TMJ disorder)의 초기 징후일 수 있습니다. 턱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관절 중 하나로, 하루 수천 번의 저작 운동뿐 아니라 말하기, 하품, 삼킴 등 다양한 기능에 관여합니다. 이 관절은 귀 바로 앞, 관자놀이와 가까운 위치에 있어, 기능상의 문제가 생기면 통증이 관자놀이 부근에 그대로 반영되기 쉽습니다.

턱관절은 단순한 뼈의 연결이 아니라 연골성 디스크(articular disc)로 둘러싸인 복합 관절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디스크는 충격을 흡수하고 턱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쿠션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폐경기를 맞은 여성들은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관절을 지지하는 연골 조직의 탄성이 줄어들고, 혈류도 감소하여 회복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로 인해 턱관절이 이전처럼 유연하게 움직이지 않고, 작은 자극에도 삐걱거리거나 딸깍거리는 소리가 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초기 변화는 종종 간과되기 쉬우며, 명확한 외상 없이도 수년간 서서히 진행됩니다.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관절을 보완하는 인근 근육, 즉 교근과 관자근이 과도하게 작동하게 됩니다. 이것을 ‘근육의 보상 작용’이라고 하는데, 관절 기능이 떨어지면 뼈 구조를 대신해 주변 근육이 무리해서 움직임을 유지하려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보상 작용은 근육의 만성 경직을 유발하며, 결국 관자놀이 부근에 지속적 압통(persistent tenderness)과 기저 통증(basal pain)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입을 크게 벌릴 때 통증이 심해지고, 저작 시 한쪽 턱에 힘이 쏠리는 느낌이 들거나, 심지어 귀 안쪽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턱관절의 기능 저하는 단지 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관자근은 측두골, 즉 머리뼈와도 연결되어 있으며, 머리의 자세, 목의 긴장도, 어깨의 위치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특히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 사용으로 머리를 앞으로 내미는 습관은, 턱관절과 그 주변의 불균형을 심화시켜 관자근에 과부하를 가중시킵니다. 이로 인해 관자놀이뿐만 아니라 귀 뒤, 목덜미, 측두부, 정수리까지 확산되는 긴장성 통증 패턴이 나타나게 됩니다.

폐경기 이후의 턱관절 문제는 단순히 ‘턱이 아프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육-관절-신경계가 함께 반응하는 통합형 통증 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관자놀이 통증은 단순한 국소 증상이 아닌, 턱관절 기능 저하의 경고 신호로 인식해야 하며,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지속적인 관자놀이 통증과 턱의 불편함, 입을 벌릴 때 걸리는 느낌, 귀 근처 통증이 함께 나타난다면, 이는 명백한 턱관절 기능장애(TMJ disorder)로 진단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 단순한 두통약보다는 기능적 재활과 정밀 진단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관자놀이 통증 완화를 위한 실천적 접근: 턱·근육·신경의 통합 조율

관자놀이 통증을 단순히 ‘머리가 아픈 증상’으로 오인하면 대처 방식이 잘못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통증은 턱과 얼굴 근육의 과긴장, 관절의 기능 부조화, 신경계의 과민 반응이 동시에 작용하는 복합적 현상으로, 다양한 방향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해야만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합니다. 특히 갱년기를 겪는 여성이라면 호르몬 변화까지 고려한 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은 턱관절 주변 근육의 자가 이완 훈련입니다. 하루 세 번, 5분씩 조용한 장소에서 앉아 턱의 힘을 빼고 입을 1~2cm 정도 벌린 채 ‘아’ 발음을 흉내 내듯 가볍게 열어보는 것만으로도 관자근과 교근의 만성적 수축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때 의식적으로 이마, 눈가, 광대 주변의 근육에 집중하면서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동작을 할 때 복식호흡을 병행하면 자율신경계 안정에도 도움이 되며, 통증 민감도 자체를 낮출 수 있습니다.

수면 중 무의식적인 이갈이나 턱 물기 습관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치과용 마우스가드(나이트가드)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갱년기 여성은 깊은 수면 단계에서 교감신경의 항진으로 인해 턱에 힘이 들어가 이갈이 현상이 반복될 수 있는데, 나이트가드는 관절과 근육의 손상을 예방하고, 아침 통증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간이 제품보다는, 맞춤 제작된 의료용 마우스가드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턱의 정렬 상태에 맞춘 설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관자근과 교근은 손가락이나 테니스 공, 혹은 마사지 볼 등을 이용한 근막이완요법(myofascial release)을 통해 자가 관리가 가능합니다. 귀 바로 위 관자근 부위를 손가락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듯 마사지하거나, 턱뼈 아래 교근 부위를 부드럽게 누르는 방식으로 통증 유발점을 직접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이때 꾸준히 반복하면 점차 뭉친 부위가 풀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에서도 중요한 점은 턱의 과도한 사용을 줄이고, 긴장을 인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업무 중 무의식적으로 턱을 꽉 물고 있는지 체크하거나, 장시간 집중할 때 턱 주변에 긴장이 생기지 않도록 자주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단한 음식이나 껌, 오징어처럼 질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고, 식사 중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은 반드시 교정해야 합니다. 이는 턱관절의 비대칭 사용을 막고 관자근의 과도한 편측 사용을 예방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영양 측면에서는 비타민 B6, 마그네슘, 오메가-3 지방산, 아연이 관절 및 근육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갱년기 여성의 경우 이러한 영양소가 부족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경우 기능성 건강식품을 통한 보충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은 근육 이완과 신경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오메가-3는 관절의 염증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꾸준한 복용은 관자놀이 통증 뿐만 아니라 수면 질 개선과 자율신경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증상을 무시하거나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고, 나의 생활 패턴 속 긴장 지점, 턱의 사용 습관, 통증 유발 환경을 정확히 인식하고 조율하는 태도입니다. 관자놀이 통증은 턱관절, 얼굴 근육, 호르몬, 신경계의 상호작용에서 나타나는 신호일 뿐, 조기에 올바른 대처를 하면 얼마든지 관리 가능한 증상입니다. 하루 10분, 턱의 힘을 푸는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지긋지긋한 관자놀이 통증은 서서히 잦아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