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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신체탐구

갱년기 후 근육 감소와 단백질 동화 저하: 사르코페니아 초기 징후

by hhs1205 2025. 5. 26.

갱년기를 지나면서 많은 분들이 느끼는 공통적인 변화 중 하나는, 몸무게는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늘었는데도 팔뚝이나 허벅지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운동을 안 해서 살이 처지나 보다’ 하고 넘겼지만, 어느 순간 가벼운 계단을 오르는데 숨이 찰 정도로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험을 하면서,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니라는 걸 인지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전보다 근육량은 줄고 체지방 비율은 늘며, 물건을 들거나 의자에서 일어나는 동작에서도 작은 불편함과 무력감이 나타난다면, 이는 단지 노화나 운동 부족이 아니라 사르코페니아(근감소증)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갱년기 이후에는 에스트로겐과 같은 주요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단백질을 근육으로 전환하는 능력, 즉 단백질 동화율(anabolic response) 또한 저하됩니다.
이 과정은 우리가 아무리 고단백 식사를 해도, 그것이 실제 근육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용 효율 저하’로 이어지게 되며,
결국 근육량과 기능이 동시에 떨어지는 사르코페니아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죠.
이 글에서는 갱년기 이후 단백질 동화 능력이 왜 떨어지는지, 그 결과로 나타나는 근육 감소와 초기 징후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이를 예방하고 되돌리기 위한 방법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근육이 줄어드는 이유: 단백질이 몸 안에서 ‘근육’이 되지 못하는 현상

많은 분들이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근육도 같이 유지되겠지"라고 생각하시지만, 갱년기 이후에는 그 공식이 단순히 통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백질이 소화-흡수-동화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인 ‘동화(anabolism)’가 에스트로겐 감소와 함께 급격히 비효율화되기 때문입니다.

에스트로겐은 근육세포 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경로에 관여하며, 동시에 인슐린 민감도 유지, 근섬유 성장 조절, 항염 작용 등 다양한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근육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폐경기 이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단백질이 세포 내로 잘 들어가지 못하거나, 들어가더라도 근육으로 합성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즉, 식사에서 충분히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그것이 ‘재료’로 쓰이지 못하고 그냥 분해되거나 배출돼버리는 거죠.

저는 갱년기 초기에 단백질 쉐이크나 고단백 식사를 의식적으로 챙겨먹었지만, 근육량은 전혀 늘지 않고 오히려 체지방만 증가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내가 단백질이 안 맞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후 관련 논문과 자료를 찾아보면서, 단백질 자체보다 중요한 건 ‘동화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단순한 섭취량보다는, 운동, 수면, 호르몬 균형을 함께 조절하는 루틴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점차 기초 체력과 다리 근력이 회복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갱년기 후 근육 감소와 단백질 동화 저하: 사르코페니아 초기 징후

사르코페니아 초기 징후: 알게 모르게 나타나는 근육 감소의 경고

사르코페니아는 단순히 ‘근육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 기능이 동시에 떨어지는 복합적 문제입니다.
초기에는 눈에 띄는 체중 변화가 없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증상을 무시하거나 노화로 오해하고 지나치기 쉬운 특징이 있습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징후는,

  • 오래 서 있거나 잠깐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나 엉덩이에 힘이 빠지는 느낌,
  • 이전에는 들 수 있었던 장바구니나 가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변화,
  •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쉽게 차거나, 자주 다리에 쥐가 나는 현상 등입니다.
    이런 증상들은 단순한 체력 저하가 아니라, 실제로 근섬유의 수와 질, 수축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징후는, 걷는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졌다고 느끼는 경우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보행 속도 저하와 근감소증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걷는 속도가 느려지면 낙상 위험도 함께 증가하게 됩니다.
저는 특히 집안일을 하다가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일어날 때, 전보다 훨씬 불편하고 힘이 들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무릎 관절 문제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관찰해보니 하체 근육이 예전보다 힘을 못 쓰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근육 감소 예방을 위한 식사·운동 루틴: 동화율을 높여야 회복이 시작됩니다

갱년기 이후 사르코페니아를 예방하거나 되돌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백질을 늘리는 식사보다는
'어떻게 하면 근육이 단백질을 잘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단백질 동화율을 높이는 루틴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1. 고강도 저항운동 + 유산소 운동 병행
    – 단백질이 근육으로 저장되기 위해선 운동 자극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주 2~3회 근력 운동(스쿼트, 런지, 밴드 운동 등)과 걷기, 실내 자전거를 병행하세요.
  2. 단백질 섭취는 식사와 함께, 하루 3회 분산
    – 단백질은 한 번에 많이 섭취해도 흡수량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아침·점심·저녁에 나눠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침 단백질은 근육 동화 촉진에 효과적입니다.
  3. 루신(leucine) 풍부한 단백질 선택
    – 루신은 근합성(MPS)을 자극하는 필수 아미노산입니다. 달걀, 유청단백, 두부, 닭가슴살 등이 대표적입니다.
  4.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
    – 성장호르몬과 근육 회복은 깊은 수면과 자율신경 안정에서 시작됩니다.
    수면 부족은 단백질 동화율을 30% 이상 낮출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저도 식사에 닭가슴살과 두부를 자주 넣고, 식후 10분 산책을 습관화했는데, 한 달쯤 지나고 나니 체지방은 그대로인데 허벅지 둘레가 소폭 늘어난 것을 보고 확신이 생겼습니다.
작은 루틴 하나가, 몸 전체의 동화 효율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지금 느끼는 무력감, 늦기 전에 근육에게 말을 걸어주세요

갱년기 이후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 이유 없는 무기력감, 빠른 피로는 그저 나이 탓만은 아닙니다.
우리 몸은 변화하고 있고, 특히 근육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는 조직이기 때문입니다.
단백질을 섭취해도 쌓이지 않고, 운동을 해도 효과가 적게 느껴지는 이유는, 호르몬과 동화 능력이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사르코페니아는 고령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갱년기 이후 바로 시작될 수 있으며, 초기에 인지하고 대응한다면 충분히 예방 가능하고, 회복도 가능합니다.
지금이라도 내가 앉을 때, 설 때, 걷는 느낌이 이전과 조금 다르다면, 그건 단순한 근력 저하가 아닌, 근육이 보내는 작은 구조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근육은 살아 있고, 우리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다시 반응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근육을 위한 식사와 생활 루틴을 하나씩 적용해보세요.
그리고 매일의 몸을 조금 더 천천히,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근육은 소리 없이 말하고 있었고, 우리는 이제 그것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