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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신체탐구

갱년기와 인지기능 저하의 MRI 변화상: 해마 크기와 연관 있는가?

by hhs1205 2025. 5. 28.

머릿속이 멍하고 단어가 안 떠오를 때, 그냥 건망증일까요?

갱년기를 겪는 많은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단어가 금방 안 떠오른다’, ‘무언가 놓고 온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난다’, ‘집중이 흐트러진다’ 같은 인지 기능 저하입니다.
한창 일상 중에도 문득 “내가 왜 여기 왔더라?” 하고 머뭇거리거나, 익숙한 사람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을 때면 불안함마저 밀려들곤 하죠.
저 역시 폐경 전후로 업무 중 집중력이 떨어지고, 책을 읽다가도 내용이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이런 현상이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최근 신경과학 연구에서는 갱년기 이후 인지 저하와 뇌 구조 변화의 직접적인 연관성, 특히 해마(hippocampus) 부위의 위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해마는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중요한 뇌 부위로, MRI 영상에서 에스트로겐 감소와 함께 크기가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갱년기와 뇌 해마 크기의 변화가 실제 인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이를 예방하고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생리학적·신경학적 관점에서 풀어드리겠습니다.

 

해마란 무엇인가: 기억의 서랍, 갱년기에 흔들리다

해마(hippocampus)는 대뇌의 측두엽 안쪽 깊숙이 자리한 구조로,
우리가 경험하는 정보를 기억으로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꺼내 쓰는 역할을 하는 ‘기억의 서랍’ 같은 역할을 합니다.
특히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이며, 공간지각력과 감정 조절에도 관여합니다.

MRI 연구들에 따르면, 폐경기 이후 여성은 해마의 부피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해마 내에도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트로겐은 해마 내 시냅스 연결 유지, 신경세포 재생, 항염 작용에 관여하는데, 이 호르몬이 급감하면 해마의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기억력 저하·인지속도 지연·공간감각의 불균형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 해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건, MRI를 촬영한 친구의 경험 때문이었어요.
평소 ‘머리가 멍하다’, ‘자꾸 깜빡한다’는 말이 많던 친구가 검진 차 뇌 MRI를 찍었는데, 의사로부터 “해마의 부피가 표준보다 다소 작다”는 말을 듣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야기를 들은 뒤 저도 본격적으로 에스트로겐과 해마 기능의 연결고리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그 이후 인지 기능 유지에 훨씬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MRI로 본 뇌의 변화: 에스트로겐 감소가 해마에 미치는 실제 영향

폐경기 여성의 뇌 MRI에서는, 해마의 부피가 감소하는 것 외에도 전두엽 전반의 신경 네트워크 연결이 약해지고, 백질(white matter)의 선명도 감소가 관찰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단지 노화 때문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가 뇌의 구조적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명확한 근거로 해석됩니다.

특히 2016년 뉴욕대학교 의대의 한 연구에서는, 4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MRI 영상 분석 결과, 폐경기와 함께 해마 크기 감소 및 뇌 대사율 저하가 관찰되었고, 이 현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될 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MRI에서 해마 기능이 저하된 여성은 단어 회상력, 집중 유지력, 감정 조절 능력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특히 ‘말이 막히는 느낌’,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지 못하는 답답함’, ‘감정의 기복’으로 나타나며, 치매와는 다른, 보다 미세하고 회복 가능한 변화로 분류됩니다.
MRI는 뇌의 구조적 변화를 정량적으로 보여주기에, 뇌 건강에 대한 초기 경고 시스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MRI를 찍진 않았지만, 갱년기 이후 “왜 이렇게 예전보다 말이 안 붙지?”, “글을 썼는데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흐름이 자꾸 끊겨” 같은 상황이 늘면서, 스스로 ‘내가 느끼는 건 진짜였구나’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후에는 단순 기억력 향상이 아니라 해마를 보호하고 뇌 대사를 활성화하는 생활 루틴을 꾸준히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갱년기와 인지기능 저하의 MRI 변화상: 해마 크기와 연관 있는가?

 

해마를 지키는 생활습관: 뇌는 회복할 수 있다

갱년기 이후에도 해마의 위축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관리에 따라 회복 가능한 변화입니다.
뇌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유연한 기관이며, 특히 인지 자극, 운동, 수면, 식이 습관에 따라 해마 내 신경세포의 연결과 재생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실제로 해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 루틴입니다:

  1. 유산소 운동 (주 3~4회, 30분 이상)
    → 걷기, 자전거, 수영 등의 활동은 뇌혈류를 개선하고 해마 신경세포 재생에 기여
    → 운동 후 해마 내 BDNF(신경 성장 인자) 수치가 증가한다는 연구 다수
  2. 오메가3, 콜린, 폴리페놀 섭취 강화
    → 등푸른 생선, 달걀 노른자, 아보카도, 블루베리, 커큐민 등은
    항산화 작용과 신경막 안정성에 도움을 줌
  3. 충분하고 깊은 수면 유지
    → 해마 기능은 수면 중 회복되며, 깊은 수면은 기억 정리에 중요
    → 수면 부족은 단기 기억력 저하 및 해마 위축 촉진 가능성 증가
  4. 두뇌 자극 활동 지속
    → 새로운 언어나 악기 배우기, 퍼즐, 기억력 게임 등은 해마의 시냅스 연결 강화
    → 하루 20분의 집중 독서도 해마 활성에 효과적
  5. 감정 관리 및 스트레스 완충
    →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해마 위축을 유도하므로,
    복식호흡, 명상, 자연 산책 등 자율신경 안정 루틴 권장

저는 하루 20분 걷기와 함께 ‘오늘 기억하고 싶은 장면 하나를 문장으로 남기는 루틴’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는데요,
놀랍게도 이 작은 습관이 머릿속을 맑게 하고, 말과 글의 흐름도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주더라고요.
해마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다시 정리하며, 성장하는 뇌의 핵심 기관이라는 사실을 매일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잊지 못할 것 같았던 기억들이 흐려질 때, 해마는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갱년기를 지나며 인지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을 때, 우리는 종종 “내가 왜 이러지?”, “벌써 치매가 오는 걸까?”라는 두려움을 갖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느끼는 변화는 대부분 병적인 것이 아니라, 회복 가능한 신경적 변화라는 점입니다.
MRI에서 해마가 작아졌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이제는 뇌를 돌보아야 할 시기가 왔다는 친절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뇌는 늘 새롭게 연결되고, 변화합니다.
특히 해마는 우리가 매일 읽는 문장, 걷는 길, 새롭게 배우는 정보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생생한 기관입니다.
지금 느끼는 ‘머릿속이 흐린 느낌’은, 단지 노화 때문이 아니라 내 몸이 새로운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제는 나를 책망하기보다, 뇌에게 시간을 주고 자극을 주고, 휴식을 줄 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몸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들을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는 태도가 그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해마는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문장을 기억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마를 위해 작은 시간을 내어줄 수 있다면, 뇌는 그것에 분명하게 보답해줄 것입니다.
잊고 싶지 않은 삶의 장면들을 오래도록 품고 가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해마에게, 나에게, 천천히 말을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