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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신체탐구

에스트로겐 수용체 감소가 미치는 안구 내압 변화와 녹내장 위험

by hhs1205 2025. 6. 4.

폐경을 지나면서 시력이 갑자기 흐릿해지거나,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빛 번짐이나 야간 운전 시 시야 적응력이 떨어지는 등 ‘눈이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뚜렷해지기도 하죠.
그런데 이러한 변화 뒤에는 단순한 노화가 아닌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감소와 안구 내압 조절 기능의 저하가 숨어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녹내장의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녹내장은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주요 안과 질환 중 하나입니다.
특히 조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조용한 시력 도둑’이라 불리죠.
그렇다면, 왜 폐경과 녹내장이 연결될까요?
핵심은 에스트로겐과 그 수용체가 안구 내압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어떤 방식으로 눈에 작용하는지, 그 감소가 안압 상승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에스트로겐과 안구 내압의 생리학적 연결: 눈에도 호르몬 수용체가 있다

에스트로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단지 여성 생식기관에만 작용하는 호르몬이 아닙니다.
실제로 인체 곳곳, 심지어 눈과 시신경 주변 조직까지도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서야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을 만큼,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는 낯선 정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안구 내 조직 중 특히 섬모체, 망막, 시신경, 각막, 홍채 주변에는 에스트로겐 수용체(ERα, ERβ)가 분포해 있으며,이는 단순히 존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안구 내 대사와 압력 조절, 미세혈관 확장 등에도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 수용체들은 방수의 생성과 배출 균형을 유지하는 섬세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특히 방수의 배출 경로인 슈렘관(Schlemm’s canal)과 트라베큘러 메시워크(Trabecular Meshwork)에서 에스트로겐은 수용체를 통해 세포 간의 수축성과 유동성 조절을 유도합니다.
간단히 말해, 에스트로겐이 충분히 작용하고 있을 때에는 안구 내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죠.

그러나 폐경 이후 혈중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면, 이 수용체의 작동 능력도 서서히 저하됩니다.
그 결과, 방수 배출 속도가 줄어들고 눈 속에 압력이 서서히 높아지는 변화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안압 상승은 하루하루 아주 미세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당사자는 대부분 자각하지 못한 채 지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시신경은 압력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조직으로, 내압이 정상 범위 안에서라도 개인에 따라 시신경 손상이 먼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은 마치 ‘눈 안에서 천천히 가해지는 미세한 압박’과도 같아서, 오랫동안 방치되면 결국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녹내장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즉, 에스트로겐 수용체는 눈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조율자’ 역할을 하며, 그 감소는 단순히 생식 기능 저하가 아닌 신경안과적인 위험 요인을 유발하는 신호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폐경기와 녹내장 위험 증가의 실제 사례: 단순 노안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50대 중반 이후 겪게 되는 시력 저하나 눈의 피로를, 그저 ‘나이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녹내장이 빠르게 진단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최근 통계는 우리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를 보여줍니다.
특히 녹내장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시력 중심부보다 바깥 시야부터 천천히 좁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도 많은 환자들이 단순 노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2022년 미국 안과 학회(AAO) 발표에 따르면, 폐경 후 5~10년 이내 여성의 녹내장 발병률이 같은 연령대 남성보다 약 1.5배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 연구에서는 특히 에스트로겐 수용체 기능 저하와 방수 유출 저하 간의 상관관계를 강조하며, 에스트로겐이 단순히 성호르몬이 아닌 안압 안정화에 관여하는 ‘신경안정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받은 여성들 중 일부는 평균 안구 내압이 낮았고, 시야 손상 진행률이 더 느렸다는 결과도 관찰되었습니다.
물론 호르몬 요법에는 개인별 적응 여부와 부작용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지만, 이러한 통계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감소가 실제로 녹내장 발병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근거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눈이 자주 피로하고, 초점이 잘 맞지 않아 안과를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시력이 나빠졌다고만 생각했는데, 정밀검사에서 초기 녹내장 소견이 나왔고, 정확한 안압 수치 자체는 정상 범위였지만 시신경의 패턴에서 미세한 변화가 발견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담당 의사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셨던 말씀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 이 시기의 여성은 눈으로 느껴지지 않는 변화들이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생기는 시신경의 미세한 손상은 감각보다 한 발 먼저 나타납니다.”
이후로 저는 단순 시력 문제로 넘기지 않고, 정기적인 안과 진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함께 병행하면서
눈의 압력과 시야 상태를 꾸준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감소가 미치는 안구 내압 변화와 녹내장 위험

안구 내압과 녹내장 예방을 위한 실질적 전략: 생활습관이 눈을 지킨다

녹내장은 한 번 시작되면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예측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폐경기를 겪는 중년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수용체 변화가 이미 시작된 시점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안구 내압을 조절할 수 있는 생활 습관과 식이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째, 충분한 수분 섭취는 눈 속 방수 순환을 돕고 안압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물은 하루에 1.5~2리터 정도, 천천히 나눠 마시는 것이 좋으며,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것은 오히려 안압을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둘째, 과도한 카페인과 나트륨 섭취는 체내 체액 균형을 흐트러뜨리고 일시적인 안압 상승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커피, 홍차, 에너지음료 등을 반복적으로 마시거나 짠 음식을 과다 섭취할 경우, 눈의 혈관 압력도 함께 상승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셋째, 수면자세와 안압도 관련이 있습니다.
엎드려 자는 자세는 안압을 높일 수 있으므로 똑바로 누워서 자거나 옆으로 누울 때도 눈을 압박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넷째, 항산화 영양소는 시신경 보호와 안압 안정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루테인, 제아잔틴, 비타민 C, E, 오메가-3 지방산 등은 눈의 혈류를 개선하고 안구 내 조직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며,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감소한 이후에도 시신경 기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은 단순히 ‘시력이 흐려지는 병’이 아니라, ‘시야가 천천히 좁아지며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되는 질환’입니다.
그러므로 조기에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눈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눈은 침묵하지만, 몸은 항상 말하고 있습니다

폐경 이후의 몸은 전신적으로 균형을 다시 맞추는 과정을 거칩니다. 눈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는 흔히 ‘눈이 나빠졌다’고 말하면서도, 그 배경에 있는 호르몬, 대사, 신경의 변화는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감소하는 이 시기에, 눈 또한 조용히 반응하고 있으며, 그 변화의 끝에는 녹내장이라는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있다는 사실을요. 다행히 이 질환은 조기에 관리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전략이 충분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내 몸이 왜 이런 반응을 하는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습니다.
단지 나이 들었다고, 혹은 눈이 건조하다고 넘기지 마세요.
이 시기의 불편함은 변화의 언어이며, 그 언어를 먼저 읽을 줄 아는 사람이 회복과 예방의 기회를 먼저 잡게 됩니다.

이제는 눈이 말하는 미세한 신호에 귀를 기울일 때입니다. 몸의 균형이 바뀌고 있는 지금, 눈도 새로운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그리고 그 조율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시점은 바로 지금입니다.